
Ch 4-1에서 P1과 T1 프로세스를 통해 양산 설비와 금형의 기초적인 정합성을 확인하고, 연구소와 공장이 합의한 최종 '양산도'를 배포하며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제는 자동차 개발 프로세스는 연구소의 설계 데이터를 실제 공장의 제조 시스템에서 완벽히 구현해내는 공정 검증(PV: Process Verification)에 들어섭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양산도 배포 이후, 수백 개의 협력사와 OEM의 생산 라인이 하나로 맞물려 대량 생산의 무결성을 확정 짓는 PPAP → P2 → T2 프로세스의 메커니즘을 정리하였습다.
공급망의 양산 자격 부여: PPAP(부품 양산 승인 절차)

Ch 4-1에서 배포된 양산도는 전 세계 부품 협력사들에게 전달되어 각자의 공장에 양산 라인을 구축하는 기준이 됩니다. 하지만 도면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차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협력사가 구축한 그 라인이 정말로 도면과 똑같은 품질을 유지하며 수만 개를 찍어낼 수 있는지 검증하는 과정이 바로 PPAP(Production Part Approval Process)입니다.
협력사는 임시 설비가 아닌 실제 양산용 금형(Hard Tool)과 자동화 설비를 이용하여 실제 가동 속도로 최소 수백 대분 이상의 부품을 연속 생산하는 '양산 시편 생산(Significant Production Run)'을 수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생산된 부품들은 무작위로 추출되어 도면상의 모든 치수와 재질 성분, 그리고 가혹한 내구 성능 시험을 거치게 되며, 그 결과물은 초물검사보고서(ISIR)에 기록됩니다.

완성차 업체의 품질 부서는 협력사가 제출한 초기 공정 능력 데이터와 보증서(PSW)를 검토하여, 해당 업체가 향후 수만 대의 물량을 납품하더라도 품질 편차를 허용 범위 내에서 제어할 수 있는지를 판정합니다. 이 승인이 완료되어야만 비로소 해당 부품은 양산품의 지위를 얻어 P2 라인에 공식적으로 투입될 수 있습니다.
생산 속도와 품질의 상관관계 검증: P2(Pilot 2)

PPAP 승인을 마친 정품 부품들이 공급망을 타고 입고되기 시작하면, 실제 생산 공장에서는 본격적인 공정 검증 단계인 P2(Pilot 2)를 수행합니다. P2의 가장 큰 목적은 택타임(Tact Time)을 실제 양산 상황과 동일하게 100% 적용했을 때, 제조 시스템이 설계된 품질을 변함없이 유지할 수 있는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택타임이란 차량 한 대가 라인에서 완성되어 나오는 시간 간격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60초당 한 대가 출하되어야 하는 라인이라면, 모든 작업과 로봇의 움직임은 이 60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완결되어야 합니다. P2 단계에서 라인 속도를 이 수준까지 올리게 되면, 작업자의 숙련도 부족이나 로봇의 미세한 진동, 부품 공급의 병목 현상 등 속도 압박에 의한 잠재적 결함들이 비로소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됩니다.

이를 통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도입되는 핵심 지표가 바로 공정 능력 지수 Cpk입니다. Cpk는 생산된 제품들이 설계 규격(Tolerance)의 중앙에 얼마나 정밀하게 모여 생산되는지를 나타내는 척도입니다. 현장 엔지니어들은 P2 기간 중 생산되는 차량의 차체 접합 강도나 주요 볼트의 체결 토크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여 통계 분석을 실시합니다. 만약 Cpk 값이 목표치인 1.33 미만으로 나타난다면, 이는 제조 시스템에 불안정한 변동이 존재한다는 위험 신호입니다. 이 경우 즉시 라인을 멈추고 설비의 고정력을 보강하거나 로봇의 이동 경로를 재조정(Teaching)하는 등 공정 자체를 수정해야 합니다. 만약 부품 자체의 산포가 원인이라면 협력사에 금형 재수정을 요청하는 재PPAP 단계로 환류되며, 이 과정은 공정이 통계적으로 안정될 때까지 반복됩니다.
완성차 품질에 대한 최종 감사: T2(Trial 2)

P2가 제조 시스템이라는 과정의 안정성을 검증하는 과정이라면, T2(Trial 2)는 그 공정을 거쳐 탄생한 최종 결과물인 완성차가 고객에게 인도될 상품으로서 가치가 있는지를 심사하는 최종 품질 감사(Audit) 단계입니다. P2가 생산 라인이라는 시스템에 집중한다면, T2는 제품 그 자체의 완성도와 감성적 만족도에 집중합니다.
T2 단계에서는 연구소의 설계치가 아닌 실제 고객의 눈높이에서 품질을 평가합니다. 자율주행 기능(ADAS)이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같은 복잡한 전장 장치들이 실제 양산 조립 환경에서도 설계대로 완벽하게 작동하는지 전수 검사하며, 실제 도로 주행 테스트를 통해 주행 중 발생하는 미세한 소음(BSR: Buzz, Squeak, Rattle)이나 풍절음, 단차의 시각적 균일성 등을 점검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경영 지표로 활용되는 것이 바로 직행율(Straight Through Ratio)입니다. 직행율이란 조립 라인 끝에서 별도의 수정이나 재작업 없이 한 번에 합격 판정을 받고 라인을 통과한 차량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T2에서 직행율이 목표치(통상 90% 이상)에 도달하지 못하면 대량 생산 시의 수익성과 품질 신뢰도를 담보할 수 없으므로, SOP(양산 개시) 여부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잣대가 됩니다. T2에서 발견된 미세한 결함들은 이 시점에서 최종적인 설계 변경(Final EO)이나 작업 표준 수정을 통해 완벽히 보완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공장은 비로소 '판매용 차량'을 대량으로 찍어낼 자격을 얻게 됩니다.
최종 승인 관문: [GATE 4]와 양산 개시(SOP)

Phase 4-2의 모든 기술적, 통계적 검증 데이터는 프로젝트의 최종 의사결정 자리인 [Gate 4]로 모이게 됩니다. 경영진은 이 단계에서 세 가지 무결성을 최종 검토하여 SOP(Start of Production, 양산 개시)를 승인합니다.
1.공급망 무결성: 3만여 개의 모든 부품이 PPAP를 통해 양산 자격을 갖추었는지 확인합니다.
2.공정 무결성:, 공장이 목표 속도(택타임) 내에서 균일한 품질(Cpk)과 효율(직행율)을 확보했는지 검토합니다.
3.상품 무결성: T2 감사를 통해 최종 제품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가질 만큼 완벽한 상태인지를 판정합니다.
위의 항목 전체가 Yes라는 결론이 내려질 때 비로소 양산 1호차의 탄생을 알리는 SOP 승인이 선포됩니다. 이 시점부터 자동차는 더 이상 시험차가 아니라 양산차로서의 생애 주기를 시작하게 됩니다.
다음 포스팅인 [Ch 5. 양산 및 초기 품질 관리]에서는 출시 초기 100일간의 품질 사수 작전인 IQS 대응과 전 세계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사후 관리 프로세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자동차 개발 프로세스] Ch 4-1. 파이롯트 Pilot P1 및 T1단계, 승인도배포
Phase 3에서 실물 시작차를 통해 설계의 물리적 성능(DV)을 입증했다면, Phase 4는 그 설계를 '양산 공장의 시스템' 안에서 구현하는 단계입니다. 이 과정을 공정 검증(PV: Process Verification)이라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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